한국인이 스스로 느끼는 행복한 감정의 수준은 보통이며 평소 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연령대와 성별로는 20·30대 여성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감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와 카카오같이가치는 오늘(9일) 공동으로 조사해 책으로 발간한 'ABOUT H: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21세기북스)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최인철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이날 광화문 버텍스코리아에서 기자간담회도 열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한 해 365일간 105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중복 조사가 가능해 누적 데이터는 227만 건에 달했습니다.
연구팀과 출판사 측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대국민 행복연구 프로젝트'라고 주장했지만, 최 교수는 간담회에서 "다른 데에서 이런 일을 하는지 확인한 바는 없다"고 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10점까지로 이뤄진 안녕 지수(행복감) 분포에서 평균 5.18점이 나와 '보통'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최 교수는 "내전과 기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사람 수준인 3점대가 4분의 1 정도 되고, 북유럽 수준의 높은 행복감도 우리나라서 4분의 1 가까이 기록됐다"며 "지금까지는 행복 평균 점수만 봤는데, 불평등 지수도 봐야 한다"라며 이번 조사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스트레스 평균 점수는 10점 만점 중 평균 6.34점을 기록해 평균 이상의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령대로 보면 외국의 다른 조사들과 마찬가지로 20~30대 주관적 행복감이 가장 떨어지고 60대 이상이 가장 높은 U자형 곡선을 그렸습니다.
성별로는 남자는 10대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고, 여자는 갈수록 주관적 행복지수가 높아져 60대 이상에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연령과 성별을 합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개인적·주관적으로 행복감을 덜 느끼는 계층은 20~3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사실 성격과 연령 및 성적 특성과 관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물질에 덜 집착하고 감사함을 느끼며 정서가 안정되고 남과 자신을 덜 비교할수록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데, 20~30대는 그렇지 않은 성향이 짙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후진국으로 분류되는 부탄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게 나오는 이유입니다.
조사 결과 20대와 30대 여성은 물질주의가 가장 심하고 감사 지수(감사함을 느끼는 정도)는 가장 낮았으며, 신경증(정서 불안)은 가장 많았다. 남과 비교하는 경향도 높았습니다.
최 교수는 "남녀의 성격 차이에 대한 답은 신경증에 있다. 20~30대 여성의 신경증
이밖에 광역 시도별로는 세종시 주민 행복감이 가장 높았지만, 서울과 인천시민 행복감은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최 교수는 앞으로 데이터가 축적되면 더 심화하고 정확한 연구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기업과 학교 등이 '행복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