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편의를 위해 서울 시내에 설치된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이 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급히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시민들이 도로를 마치 인도처럼 사용하고 있거든요.
김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버스중앙차로.
횡단보도에 파란 불이 켜지자 마음이 급한 한 여성이 중앙선을 가로지르고,
또 다른 여성은 아예 횡단보도와 떨어진 차도를 느긋하게 걸어갑니다.
빨간불이 켜졌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로로 뛰어든 여성은 달려오는 차에 급히 돌아섭니다.
모두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입니다.
신호가 바뀌기 전 급히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시민들로 중앙차로 정류장에선 이런 위험한 상황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됩니다.
▶ 인터뷰 : 버스기사
- 빨리 타려고 오는 승객들 많은가요?
- 많죠, 막 중구난방.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버스중앙차로 중앙선엔 분리대를 설치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못합니다.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서울 시내 중앙차로 정류장은 387곳, 이 가운데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구간은 전체의 30%에 불과합니다."
인도 가장자리 펜스도 띄엄띄엄 설치돼 있어 무단횡단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버스중앙차로에서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만 162건, 이 중 3분의 1 이상이 횡단보도 주변에서 발생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예산 부족 탓만 합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매년 확대 설치하려고 하는데 중앙버스 전용차로 구간 중에서도 보행자 사고가 덜 나는 곳은 좀 밀리는 거죠."
▶ 인터뷰 : 조준한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버스중앙차로 설계 단계부터 충분히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시설까지 함께 고려해서 설치할 필요가…."
교통 편의를 위해 설치된 중앙차로 버스정류장, 하지만 시민들의 안전은 담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