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나 어린이집 주변 도로에 설치된 스쿨존, 하지만 이곳에서의 연간 교통사고가 5백 건에 육박한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MBN 안전기획 '여러분 동네는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있으나 마나한 스쿨존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전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이가 진입하는 차량과 부딪치고, 또 다른 어린이는 달려오는 차량을 못 보고 그대로 치입니다.
모두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에서 벌어진 교통사고입니다.
스쿨존에서는 차량의 운행속도가 시속 30km로 제한되는데, 이런 곳은 전국적으로 1만 6700여 개가 있습니다.
제한속도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스쿨존이 있는 한 초등학교를 가봤습니다.
통행하는 차량들을 측정해보니 시속 40km와 50km를 넘거나 제한속도의 두 배(60km)인 차량도 심심치않게 보입니다.
▶ 인터뷰 : 초등학생
- "택시가 '슝' 가는데 제가 택시가 안 보여서 '슝' 이쪽만 보고 건너려는데 다행히 안 부딪쳤어요."
자동차의 속도가 부상 정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시속 60km의 차량과 부딪힌 모형은 다리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심하게 파손됐지만,
시속 30km에서 모형은 큰 파손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명희 / 한국교통안전공단 부교수
- "60km의 경우 92% 중상 가능성이 있고, 30km로 운전했을 경우 15% 정도로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스쿨존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또 있습니다.
바로 학교 앞 노상주차장.
▶ 스탠딩 : 전남주 / 기자
- "학교 내 스쿨존과 연결되는 노상주차장은 현행법상 불법입니다. 이런 노상주차장은 전국적으로 380곳에 달합니다."
차량 사이로 어린이가 뛰어나올 수 있어 스쿨존 내 주정차 구역을 두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거주민들의 반발로 지자체 입장에서는 기존에 있는 노상 주차장을 없애기가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서울 A구청 관계자
- "주차장이 부족하다 보니 (한 번에) 폐쇄하기는 어렵고요. 아이들 안전을 위해서 단계적으로 폐쇄할 예정입니다."
최근 3년간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연평균 460건이 넘습니다.
그런데도 과속을 단속하는 장비 설치율은 5%도 안 됩니다.
또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 통학용 보도가 없는 곳이 전체의 3분의 1이 수준인 1,800여 곳이 넘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이들은 오늘도 위험한 등하교를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임채웅 전범수 기자 김영환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