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벌어진 일은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였죠. 출근한 당번 한 명이 실리콘 지문을 받아서 인식기에 꾹 하고 눌러 주면 다른 사람들은 마치 투명 인간처럼 없어도 있는 사람, '근무자'가 되는 겁니다. 심지어, 이렇게 해서 초과근무 수당도 챙겼고, 출근 인식기에는 '근무 중'이지만 실제로는 '골프 중'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군의관이 과연 군인들 진료는 제대로 했을까도 의문입니다. 군대에서 일어나는 '꼼수 근무'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에는 전역을 앞둔 카투사 병장 5명이 한꺼번에 군사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맘대로 부대를 이탈한 후에 떡하니 집에서 공부를 하다 적발된 겁니다. 동료 군인들은 훈련이다, 보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데 말이죠.
연예인 사병들의 꼼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진단서도 없이 징검다리 연휴에 맞춰 병가를 내도, 1년에 100일을 부대 밖에서 보내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묵인하고 있죠. 반칙이 따로 없습니다.
정비 실수로 엉뚱하게 발사됐던, 한 발에 15억 원짜리 미사일 오발 사건에, 여기저기서 확인되는 부대 내 성 관련 사건들, 군 인권을 위해 도입된 휴대전화로 도박하기 등등. 이런 일부 군인들의 일탈은 자칫 군 전체의 명예에 오점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들의 문제를 더욱 무겁게, 두렵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