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항공기 '드론'으로 선박에 생필품을 배달하는 시대가 열렸다.
울산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27일 울산항 일반부두에서 '해상 선용품 드론 운송 시스템 구축' 시연회를 열었다. 이번 시연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국내에서 드론을 활용한 선박 용품 배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드론 제작업체 유시스와 네온테크가 개발한 TB503(무게 13.5㎏, 지름 1.2m)와 ND810(무게 24㎏, 지름 1.4m) 기종이 투입됐다. 이 드론은 물과 음료수, 구급약품 등 5㎏ 상당의 용품을 싣고, 70m 높이까지 날아 올라 울산항에서 2㎞ 떨어진 곳에 정박 중인 선박에 용품을 배달한 뒤 울산항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선박 용품은 선박을 이용해 배달됐으나 드론을 활용하면 물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고, 석유 연료가 쓰이지 않기 때문에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다. 울산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항만 물류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드론의 기술 경쟁력도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드론을 이용한 선박 용품 배달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현재 개발된 드론이 배달할 수 있는 중량은 5㎏ 안팎에 불과하다. 드론의 해상 운송이 상업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십㎏의 무게를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육지보다 강한 해풍을 이길 수 있는 기체 개발이 필요하다. 또 바다 위에서 드론을 띄울 수 있는 규제 개선도 요구된다. 이번 시연회는 사전 조율을 통해 드론 운행이 가능했지만 현재 바다 위는 1급 보안구역으로 지정돼 드론을
송철호 울산시장은 "항만에서 실증을 통한 물류 배송을 점검하고, 규제 개선 등을 거치면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며 "드론 산업의 육성 기반을 다지고, 드론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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