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역 일대 미관을 해치고 시민 보행권을 제한하는 주범으로 인식되던 불법 노점상이 25일 일제히 철거됐다. 노점상이 들어선 지 45년만의 일이다.
영등포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지게차 3대, 5t 트럭 4대, 청소차 3대 등과 인력 42명을 동원해 영등포역 부근 노점상 45곳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이달 중 철거 작업을 시작한다고 점주들에게 수차례 예고했으나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해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공지하지 않았다"며 "점주 10여명이 현장에 나와 있었으나 충돌이나 반발 없이 2시간 만에 철거가 끝났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주민들 요청에 따른 것이다. 영등포구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본따 주민 1000명 이상이 공감하면 구청장이 답변하는 '영등포신문고'를 운영 중인데, 노량진 컵밥거리처럼 불법 노점상을 없애고 깨끗한 거리를 만들어달라는 청원이 가장 많은 주민(1297명)의 공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지난해 11월 "내년(2019년) 상반기 중 영등포역 주변 노점상을 '거리가게 허가제'를 통해 정비하겠다"고 답했다.
이 계획에 따라 영등포구는 오는 6월까지 불법노점상을 철거한 자리에 보도블럭을 다시 깔고, 가로수 위치를 조정할 계획이다. 해당 거리엔 오는 7월 규격화된 거리가게 30개가 문을 연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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