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C유 등 1만ℓ의 유류를 실은 석유제품운반선에서 불이 나 선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20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8분께 전남 여수시 오동도 동쪽 5㎞해상에서 부산 선적 석유제품 운반선 T호(494t급) 선실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선원 A씨(68)와 B씨(70) 등 2명이 내부 선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화상을 입은 기관장 C씨(69)는 부산의 한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배 안에 탔던 나머지 4명은 구조됐다.
선장 D씨(68)는 해경 조사에서 "3층 조타실에서 항해를 하던 중 2층에서 연기가 올라와 내려가 보니 화염이 치솟고 있어 해경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해경은 경비함정 16척과 구조대, 소방정 1척, 육군 경비정 1척, 민간 선박 4척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2층 선실에서 시작한 불은 4시간만인 오전 9시30분께 잡혔다.
해경과 구조대는 선실 내부로 진입하려 했으나 선체 온도가 너무 높고 사고 선박이 유조선인 관계로 폭발 위험성 때문에 사고 초기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이 난 운반선에는 선장 등 모두 6명이 승선했다. 2층 선실에 머물던 2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물칸에는 벙커C유 5000ℓ와 중유 5000ℓ가 실려있었다. 다
해경은 선원들의 침대 등 생활 공간이 있는 2층 선실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운반선은 이날 오전 5시20분 여수 오동도 앞 묘박지를 출항해 부산항으로 항해하던 중이었다.
[여수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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