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새벽 도로에 쓰러져있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어 숨지게 하고 뺑소니를 친 택시기사가 긴급체포됐습니다.
택시기사는 "공사장 주변 물건인 줄 알았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진실이 담긴 뒤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 결국 덜미를 잡혔습니다.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3일 새벽, 서울 종로의 공사 중인 도로입니다.
어두운 도로에 빛이 번쩍입니다.
달리던 오토바이가 쓰러진 걸로 추측되는 불빛, 쓰러져있던 20대 오토바이 운전자는 결국 택시에 치여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 스탠딩 : 정수정 / 기자
- "사고를 낸 택시기사는 30초 정도 현장에 머물렀지만, 아무런 구호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대로 가버렸습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택시기사의 혼잣말과.
"아이구, 쳤나 본데. 저 사람이."
사고를 내고 멈춰선 택시기사에게 다가가 묻는 음성이 고스란히 블랙박스에 담겼습니다.
"(차로) 때렸어요? 사람?"
"몰라요."
주변 CCTV와 오가는 차량의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 67시간 만에 붙잡은 택시 기사는 이미 자체 블랙박스 메모리를 삭제하고 세차까지 마친 후였습니다.
"공사장에서 떨어진 물건인 줄 알았다"며 발뺌했지만 뒤따르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 인터뷰 : 최영수 / 서울혜화경찰서 교통과장
- "그 부분이 제일 안타까운데 사람을 구호하는 게 제일 우선돼야 합니다. 만약 구호조치를 했다면 지금보다 큰 처벌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
경찰은 이 택시기사를 긴급체포하고 도주치사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