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39년 만인 오늘(11일)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 법정에 섰습니다.
5·18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인데요.
광주지방법원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강세훈 기자!
재판은 끝난 거죠?
【 기자 】
예, 전두환 씨에 대한 재판은 광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오후 2시 30분에 시작돼 76분 만인 3시 46분에 끝났습니다.
전 씨는 2017년에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모욕한 혐의로 법정에 섰는데요.
전 씨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은 없었고, 조종사 진술을 바탕으로 회고록을 썼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전 씨가 회고록을 펴내기 전인 2017년 1월 국과수의 탄흔 감정 결과가 이미 나왔고, 지난해 국방부 특조위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 질문 】
전 씨의 혐의 부인에 대해 5월 단체와 광주시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기자 】
전 씨는 오늘 오후 12시 35분쯤 법원에 도착했는데요.
5월 단체와 광주시민들은 감정적으로 대응할 경우 전 씨가 다음 재판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지 전 씨가 법원에 들어서는 모습을 차분하게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재판이 끝나고 전 씨가 혐의를 부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5월 단체와 시민들은 전 씨의 차량을 막고, 거친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광주 법원 바로 옆에는 초등학교가 있는데요.
어린 학생들까지 '전두환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 질문 】
전두환 씨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입장을 밝힌 게 있나요?
【 기자 】
전두환 씨가 법원에 도착하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한 기자가 "발포명령을 부인하느냐"고 질문하자 전 씨는 얼굴을 찌푸리며 다소 짜증 섞인 목소리로 "이거 왜 이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른 기자가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질문하자, 이번엔 부인 이순자 씨가 마이크를 든 기자의 팔을 뿌리치기도 했습니다.
재판이 끝나고 많은 기자가 전 씨 주위에 몰려들었지만, 말없이 다소 피곤한 표정으로 차에 올라 귀가했습니다.
다음 재판은 4월 8일 오후 2시, 이곳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광주지방법원에서 MBN뉴스 강세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