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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어록의 취약점을 악용한 범죄가 시시때때로 발생하고 있어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어젯밤 저희 집 도어록을 누군가 누르는 소리가 나서 숨죽여 있다 아침에 확인해보니 도어록이 불에 타 있었습니다.'
지난해 한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글이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글 작성자는 "새벽 귀가 후 누군가 도어록 잠금을 풀기 위해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를 들었다"며 "뜬눈으로 밤을 새고 아침에 위층 언니에게 부탁해 확인해보니 도어록이 불에 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도어록 센서가 열을 받거나 불에 타면 자동으로 열리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대부분 도어록에 화재 감지 센서가 탑재돼 있어 고온 발생 시 내부 온도를 감지해 도어록의 잠금이 풀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도어록 업체에 문의해보니 '화재 감지 센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외부에서 열을 가해도 문이 열릴 확률은 낮다'는 답이 돌아왔다. 관계자는 "도어록 안쪽에 센서가 붙어 있어서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경보음이 울리면서 잠금 상태가 해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의 설명에 따르면 방화문일 경우 외부에서 임의로 열을 가한다 해도 내부까지 열이 전달되기 어려워 잠금이 풀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용자가 미처 알지 못하는 '제2의 비밀번호'가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이에 사용하는 도어록에 마스터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마스터 비밀번호는 화재 등 비상상황 시에 세입자의 빠른 대피를 위해 설정하는 비밀번호다. 그러나 방 임대 등의 목적으로 건물주나 부동산업자들이 주로 사용하고, 건물 내 모든 도어록의 마스터 비밀번호가 같은 경우가 많아 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지난달에는 부동산 중개인이 사용하는 오피스텔 마스터 비밀번호를 기억해 뒀다가 절도 행각을 벌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실제 오피스텔에 입주한 후 마스터 비밀번호가 예전과 같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4월에도 도어록 설치업에 종사한 김모 씨가 본인이 설치한 도어록의 마스터 비밀번호를 외운 후 9차례에 걸쳐 1200만 원의 상당의 금품을 훔쳐 구속된 바 있다.
이 마스터 비밀번호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입주 시 혹은 도어록 설치 시 마스터 비밀번호의 여부를 확인한 후 삭제나 변경 조처를 해야 한다.
터치패드 도어록의 경우 패드 위에 남는 손 지문으로 비밀번호 유추가 가능하다. 미세한 가루를 뿌리고 자외선 조명 등을 비추면 자주 누른 버튼이 드러나기 때문. 실제로 지난 1월 이 수법을 활용해 총 8차례에 걸쳐 빈집털이를 한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다.
4자리 비밀번호의 경우 지문 흔적만으로도 빠르면 10분에서 15분 이내에 비밀번호 유추가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상에서는 최소한 6자리 이상의 비밀번호를 활용하는 게 안전하다는 팁이 공유되고 있다. 비밀번호를 누르기 전 랜덤번호를 먼저 눌러야 하는 방식의 도어록으로 기기를 교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기 전 랜덤번호를 누르게 되면 손자국이 남아도 비밀번호가 유출될 위험이 줄어든다.
이외에도 현관문 앞쪽으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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