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010'으로 둔갑시켜 국내에서 걸려온 전화인 것처럼 속인 뒤 80억원 상당을 가로 챈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강원지방경찰청 보이스피싱 전담수사대는 7일 국내 368명으로부터 80억7000여만원 상당을 보이스피싱 범죄로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4개 조직 4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국 국적의 서버관리팀장 S(24)씨 등 23명을 구속하고, 중간관리책 J(42)씨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중국에 체류 중인 총책 K(29·중국 국적)씨 등 3명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 수배했다.
중국에 본부를 차린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중국에서 건 전화를 '010' 번호로 바꿔 국내 발신 전화인 것처럼 위장한 뒤 검사와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368명으로부터 80억7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발신번호는 다량의 유심칩과 중계기를 거쳐 '010'으로 변조됐다. 국제 인터넷 전화를 수신 거부한다는 점을 고려해 발신번호를 국내 전화로 둔갑시킨 것이다.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유심칩과 통장 등을 양도한 2264명에 대해서도 사기 방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으로 처벌할 방침이
김동혁 강원경찰청 수사과장은 "유심칩 유통이나 대포통장, 피해금 대리인출 등 조직적 범죄 행위는 경로를 끝까지 추적해 관련자를 모두 엄정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원경찰청은 지난 1월 28일 4개 팀 27명으로 구성된 보이스피싱 전담수사대를 전국 최초로 창설했다.
[춘천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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