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기념 MBN 특별기획입니다.
3.1 운동을 계기로 중국 곳곳에선 항일 투사들의 독립운동이 펼쳐졌는데요.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어떨까요?
임시정부 요인들의 거처는 폐허처럼 방치돼 개발을 앞두고 있고, 김구 선생의 모친 등이 안장됐던 묘지는 원형을 잃은 지 오랩니다.
조성진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기자 】
상하이 임시정부 2호 청사로 알려진 하비로 청사가 있던 터입니다.
그런데 당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언제부터인지 글로벌 의류브랜드 매장이 들어섰습니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만12곳이었는데, 거의 다 없어지고 현재 보경리 4호 청사만 남았습니다.
▶ 인터뷰 : 쑨커즈 / 푸단대 역사학과 교수
- "상하이라는 도시에서 그 모든 유적을 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
이곳은 충칭시 해방서로 66호에 있는 옛 군사위원회 건물입니다.
1943년 12월 미국과 영국, 중국이 한국의 독립을 결의한 카이로선언이 발표되기 넉달 전 김구 주석이 중국 장제스 군사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서방의 독립 지지를 요청한 장소입니다.
당시 2층 구조였지만, 단층 구조로 바뀐 지금은 아예 한 호텔의 회의실로 꾸며져 역사의 흔적도 없이 사라질 판입니다.
▶ 인터뷰 : 방문객(김애영 한신대 명예교수)
- "우리의 선열들의 그 투쟁을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유적지가 제대로 남겨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임시정부 요인 가족 10여 명이 거주하던 충칭시 한인토교촌은 낙후 지역으로 선정돼 재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적이 끊긴 마당엔 쓰레기 등이 널브러져 있고, 한인거주옛터라는 작은 표지석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 인터뷰 : 현지인
- "몇 년 지나면 못 보는 건가요?"
- "정부가 언제 허물 것인지 아직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송병조, 이달 등 수십 명의 독립투사가 안장된 충칭시 화성산 묘지는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 스탠딩 : 조성진 / 기자 (중국 충칭)
- "묘지 뒤로 고속도로가 나고 부동산 개발이 이미 진행돼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남의 땅 중국에서 떠돌이 신세로 펼쳤던 독립운동의 흔적들,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MBN뉴스 조성진입니다. [talk@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김석호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