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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역 환승부의 광고 화면에서 한 아이돌 멤버의 생일 축하 광고가 나오고 있다. 역사 내 아이돌 관련 광고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 = 오현지 인턴기자] |
천편일률적인 광고들이 질서 없이 붙어 있는 지하철 역사 내에서 한눈에 봐도 화사한 색감을 가진 광고들이 있다. 유난히 눈길을 끄는 광고가 있어 들여다보면 대부분 유명 아이돌 멤버의 생일 축하 광고이거나 데뷔일을 기념하기 위한 팬클럽 광고. 심지어 최근에는 단순히 벽에 부착하는 광고 이외에도 지하철 칸 자체를 아이돌 관련 사진과 내용으로 도배하는 랩핑 광고까지 등장했다.
팬클럽 내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 스타에게 직접적인 서포트(조공)를 하는 것이 전부였던 팬덤 문화가 진화했다. 이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하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지지 의사를 표하는 것이 아이돌 팬덤 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가 바로 지하철 광고다.
현재 아이돌 그룹 워너원 2주년 기념 지하철 광고를 준비 중인 안수현 씨는 "지하철 광고는 다른 서포트들과는 다르게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많은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선택하게 됐다"며 "여러 사람에게 좋아하는 아이돌의 기념일을 알릴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역사 내 아이돌 광고는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증가해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총 1576건이 집행됐다. 2014년 아이돌 광고가 76건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4년 만에 20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아이돌 관련 광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건 2017년으로 꼽힌다. '프로듀스 101 시즌 2'가 인기리에 방영됐던 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101'에서 팬덤이 원하는 연습생을 데뷔 멤버로 올리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지하철 광고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 실제로 2016년 542건에 불과하던 광고 수가 2017년 1038건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팬클럽에서 진행하는 지하철 광고의 집행비는 대부분 팬들의 모금으로 이뤄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하철 광고'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여러 아이돌 팬클럽에서 올린 지하철 광고비 모금 공지 글을 찾아볼 수 있다. 참여형 모바일 아이돌앱 '아이돌챔프'에서는 지하철 광고를 걸고 팬덤별 투표를 진행하기도 한다. 아이돌 후보를 선정하고 투표를 통해 1위를 차지한 스타의 지하철 광고를 아이돌챔프가 직접 집행하는 방식이다.
지하철 광고의 단가는 위치와 크기, 역의 유동인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한 광고대행사의 단가표를 보면 역 내 유동인구에 따라 등급이 3~4개로 나뉘고 등급이 높을수록 단가가 올라간다. 삼성역, 강남역, 홍대입구역, 신촌역 등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의 경우 스크린 조명 광고의 1개월 게시 비용은 약 450만 원이다. 지난해 지하철 8량 전체를 엑소 시우민 관련 광고로 채운 랩핑 광고의 경우 1개월 기준 약 3000만 원이 책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광고 비용이 만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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