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로 다른 남성과 동거하면서 사별한 남편의 유족 연금을 받아오던 한 여성이 4천만 원에 가까운 연금을 토해내게 됐습니다.
며느리가 이 여성의 동거남을 '아빠'라고 부른 편지가 결정적인 증거가 됐습니다.
김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69살 여성 박 모 씨는 지난 1992년 군무원 남편이 숨진 뒤 매달 96만 원의 유족연금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2014년부터 다른 남성과 동거 중 사실혼 관계가 드러나 연금 3천 8백만 원의 환수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그러자 박 씨는 사실혼 관계가 아니라 간병인으로 매달 100만 원 안팎의 돈을 받고 간병했을 뿐이라며,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환수 처분 취소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연금 환수조치가 정당하다며 공단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결정적인 증거는 공단 측이 찾아낸 며느리의 편지.
편지에는 며느리가 두 사람을 '엄마, 아빠'로 호칭하고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박 씨 며느리의 편지는 이들을 부부로 인정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박 씨가 동거남과 함께 여행을 간 것과 간병인이 환자의 주소지로 주소를 옮긴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박 씨가 단순한 간병인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서상윤 / 변호사
-칫솔을 같이 썼다든지 주소가 같다든지 전체적으로 고려했을 때 사실상 혼인관계로 본 것…. 다른 기타 연금들도 비슷한 규정이 있습니다.
공무원연금법은 연금 수급권자가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거나 사망한 사람과 친족 관계가 종료되면 연금 지급을 중단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현입니다. [hk0509@mbn.co.kr]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