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시흥캠퍼스 조성 사업에 반대하며 점거 농성을 벌인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중인 징계무효확인소송의 항소심을 취하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21일 오후 관악캠퍼스 행정관에서 열린 학사위원회 결과 "지난 2016년 행정관을 점거하는 등 대학의 정상적인 행정 기능을 방해한 학생들 12명에 대해 진행 중인 징계무효확인소송 항소심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학사위원회는 총장·부총장·학(원)장·처장단 등이 참여하는 대학 공식 의결기구다.
서울대는 "해당 학생들의 행동이 교육적 측면에서 부적절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신임 총장의 취임과 함께 학내 구성원간 화합과 공동체 신뢰 회복을 위해 항소를 취하하기로 했다"며 "잘 화합된 분위기 속에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서울대 총학생회와 '부당 징계 철회 투쟁위원회' 관계자는 "학생들과의 신뢰 회복을 위한 학교 측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추후 (점거 농성과 관련된) 학생들에게 재징계를 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빠져있어 다소 아쉽다"고 밝혔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시흥캠퍼스 설립에 반대하며 지난 2016년 10월10일부터 2017년 3월11일까지 153일간 학교 본관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후 5월1일부터 다시 본관에서 75일간 점거 농성을 실시했다. 이후 서울대가 시흥캠퍼스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학생들과 합의하면서 농성은 끝났지만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임수빈 전 부총학생회장 등 8명에게 무기정학을,
징계를 받은 학생들은 징계무효확인소송을 제기 했고,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서울대가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징계한 만큼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학교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이번에 소를 취하하기로 한 것이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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