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경비원들에게 큰 선물을 준 아파트가 있어 화제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부른 해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건데, 비결은 담배 한 갑 값이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에서 9년째 경비원으로 일하는 70대 손정춘 씨.
경비원을 감원한다는 흉흉한 소문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습니다.
나이 등 모든 면에서 해고 1순위였지만, 최근 '고용유지'라는 뜻밖의 설 선물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손정춘 / 아파트 경비원
- "열 번을 감사하다고 말씀드려도 부족합니다.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있는 날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감축 의견이 나오자, 이 문제가 투표에 부쳐졌습니다.
결과는 80%가 감원에 반대.
대신 한 가구당 담배 한 갑 가격 정도인 4,300원을 추가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오경철 / 아파트 관리소장
- "부담이 좀 되지만 많은 입주민이 같이 가는 걸 원했습니다. 감축하지 않고 같이 동행하는 걸로…."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도 경비원 감원 투표를 벌였지만, 4,100원을 더 내는 조건으로 고용 유지를 선택했습니다.
▶ 인터뷰 : 이동희 / 아파트 경비원
- "주민들이 압도적으로 찬성해준 덕분에 감동도 많이 받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당 지자체는 두 아파트에 대해 공동주택관리지원사업을 우선 지원하고 감사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