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직장에서 만난 중국 국적의 여성 B씨와 사귀다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딸을 얻었습니다.
B씨는 출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A씨에게 아이를 맡긴 뒤 행방을 감춰버렸습니다.
A씨 혼자 딸을 맡아 키우려 해도 문제가 있었다. 출생신고부터가 난관이었습니다.
A씨는 출생신고를 위해 B씨 부모에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B가 중국으로 출국했으니 다시 찾지 말라"는 말밖에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과연 A씨는 딸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을까?
가족관계등록법은 결혼한 관계에서 아이를 낳았을 때 출생신고는 부(父) 또는 모(母)가 해야 하며,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의 출생신고는 모가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법 조항으로 인해 미혼부는 생모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모르면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생모 인적사항을 모르는 미혼부들은 일단 아이를 보육원에 맡긴 뒤 보육원에서 출생신고를 하면 다시 입양하는 편법을 쓰기도 했습니다.
2015년 11월 이른바 '사랑이법'으로 불리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생모의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면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A씨의 경우 아이의 생모인 B씨가 외국인이라 사랑이법을 적용받을 수 있는지가 불확실했습니다.
출생신고를 위해 백방으로 알아봤으나 실패한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했고, 법원에 '친생자 출생신고를 위한 확인 신청'을 하게 됐습니다.
유전자 감정 명령을 받아 검사한 결과 아이가 A씨 자녀로 판명되자 전주지방법원은 작년
소송을 도운 김푸른솔 법률구조공단 공익법무관은 "생모가 외국인이더라도 생부가 대한민국 국적이면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라 친생자 출생신고를 위한 확인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