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이 들어선 서울 시내 한 건물이 곳곳에 금이 간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인근 신축 공사장 때문이라는 게 건물주 측 주장인데, 정밀안전진단을 놓고 시공사와 건물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관할 구청도 제대로 중재를 하지 못하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김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찜질방과 사우나 등 다중이용시설이 갖춰진 서울 시내 한 건물.
여러 종류의 찜질방이 있는 건물 층 천장 곳곳에 굵게 금이 가 있습니다.
다른 층에 있는 여성 전용 황토방은 공사중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은 채 문이 굳게 닫혔습니다.
내부에 발생한 균열로 이용객 입장을 통제한 겁니다.
또 다른 층 화장실 벽은 이음매가 갈라졌고 타일이 떨어져 나간 벽에선 물이 줄줄 샙니다.
깨진 변기에서는 오물이 흘러나옵니다.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건물주는 지난해 9월 1m 떨어진 건물 바로 옆에서 호텔 신축공사가 시작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합니다."
애초 호텔 신축공사가 인근 건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전제로 허가됐기 때문에 바로 진단에 나서야 한다는 게 건물주 측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건물 측 관계자
- "구청에서 인접 건물은 불안하니까 공사 영향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정밀안전진단을 하는 조건으로 (사업)승인을 내주고…."
하지만 호텔 시공사 측의 말은 다릅니다.
건물주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행조건을 내걸면서 정밀안전진단이 지금껏 미뤄졌다는 겁니다.
중재를 해야 할 서울시와 관할 구청 역시 지난 연말부터 두 차례 관련 회의를 열긴 했지만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들은 더는 내버려 둬선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 인터뷰 : 이수곤 /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취약한 지질에, 오래된 건물에, 안에 수영장이나 돌담 등 큰 것들이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정밀안전진단을 해야 하는…."
금이 간 건물의 다중이용시설 이용객은 하루 평균 2천~4천 명,
책임 있는 사람들의 안일한 대응 속에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