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변호인단 전원 사임해 예정된 재판 취소…재판 지연 전략?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정식 재판이 오늘(3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파행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는 지난 기일까지 4차례의 준비기일을 마치고 오늘(30일) 오후 임 전 차장의 첫 정식 공판을 열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이 어제(29일) 재판부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전원 사임한 데다 임 전 차장 역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예정된 재판이 취소됐습니다.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은 재판부의 진행 계획을 따를 경우 임 전 차장의 방어권이나 변론권이 보장되기 어렵다며 재판부에 모두 사임서를 제출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재판부가 추가 공판준비기일을 열지 않고 정식 재판에 들어간 것과 향후 주 4회 재판하겠다는 계획에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임 전 차장 역시 서울구치소를 통해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임 전 차장의 사건은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는 '필요적(필수적) 변론 사건'이라 변호인 없이는 재판할 수 없다. 형소법에 따라 피고인이 구속됐거나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에는 변호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습니다.

재판부는 결국 재판을 비롯해 향후 계획해 둔 재판 기일을 모두 보류시켰습니다.

임 전 차장의 기존 변호인단이 사임 의사를 철회하지 않으면 재판부로선 국선 변호인 지정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국선 변호인 선정 과정에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 정식 재판은 2월 중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 전 차장은 징용소송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소송을 둘러싼 '재판거래' 의혹 등 30여개의 범죄사실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 됐습니다. 이달엔 전·현직 국회의원들에게서 '재판 민원'을 받고 판사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