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위안부 피해를 전 세계에 알리며 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김복동 할머니가 어제(28일) 밤 향년 93세의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김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싸워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습니다.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1992년, 예순일곱의 나이로 국제무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직접 증언했던 김복동 할머니.
27년의 긴 싸움을 뒤로하고 김 할머니는 어젯밤 10시 41분 향년 93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습니다.
매주 수요집회를 챙겼던 김 할머니는 암 투병 중이던 지난해에도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고 김복동 할머니 (지난해 9월)
- "빨리 재단을 철거하고 평화의 길을 열어 주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미안하다, 용서해주시오. 그렇게만 하면…."
지난 2007년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앞두고 공청회에 서기도했던 김 할머니는 이를 소재로 한 영화 '아이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이기도 했습니다.
김 할머니의 영정 사진 앞에는 추모객들이 바친 국화가 소복이 쌓였습니다.
▶ 인터뷰 : 나문희 / '아이캔스피크' 주연
- "너무 고생하셨으니 날개를 달고 편한 세상에 가시라고…."
▶ 인터뷰 : 정호연 / 대학생
- "약한 나라의 여성으로서 제대로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앞으로 잊지 말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평생 동지였던 이용수 할머니도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건넵니다.
▶ 인터뷰 : 이용수 / 위안부 피해 할머니
- "(며칠 전에) 용수가? 용수 아이가? 했거든요. 눈을 한번 떠봤어요. 고개를 (끄덕끄덕) 이러면서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이틀 전 이미 한 분의 위안부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이제 남은 생존자는 겨우 스물 세분 뿐입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