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최초로 유엔에서 일본군의 만행을 공개했던 김복동 할머니가 어젯밤 세상을 떠났습니다.
암 투병 중에도 1인 시위에 나섰던 김 할머니는 마지막까지 일본을 향해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현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1993년 세계인권대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던 김복동 할머니.
2017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오던 김 할머니가 어제 오후 10시 41분쯤 향년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암 투병 중에도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주장하며 1인 시위에도 나섰던 김 할머니였지만,
▶ 인터뷰 : 김복동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난해 9월)
- "위로금이라 하는 건 1천억 원을 줘도 우리는 받을 수 없다. 돌려보내라. 이랬으면 적당하게 돌려보내야 하는데."
최근 들어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5살이던 1940년, "군복 만드는 공장으로 가야 한다"는 일본군의 말에 속아 집을 떠난 김 할머니는 중국과 홍콩, 말레이시아 등으로 끌려다니다 8년 만인 1947년에 고향인 경상남도 양산으로 돌아왔습니다.
1992년 위안부 피해자라고 처음 밝힌 김 할머니는 이듬해부터 유엔 인권이사회 등 세계 각지를 돌며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습니다.
죽기 전 일본의 사과를 듣고 싶다던 김 할머니는 마지막 순간까지 일본에 대한 분노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할머니의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오늘 오전 11시부터 일반인의 조문이 가능합니다.
김 할머니에 앞서 어제 오전 7시 30분쯤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 이 모 할머니도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정부에 등록된 공식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이제 23명만 남았습니다.
MBN뉴스 이현재입니다.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