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치과의사 엄마'
3년 전 한 프로그램에 딸과 출연하며 화제가 된 이수진 씨(50)는 올해로 26년 차 베테랑 치과의사다. 방송 전에도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미 인플루언서였다. 방송 이후에는 길에서도 '동안 엄마'라며 사람들이 알아보는 유명인이 됐다. 최근에는 유튜버에 작가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동안엄마, 유튜버, 인플루언서, 작가까지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환자'다. 소셜미디어를 시작한 것도, 영상을 제작하는 이유도 환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이수진 씨를 지난 23일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서울유로치과에서 만나 치아 관리의 중요성과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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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아 관련 얘기를 하자 사례가 술술 나온다. 26년차 치과의사다운 내공이었다. [사진 = 이수진 제공] |
▷치아 관리가 왜 중요한가.
ㅡ 치아는 전신 건강과 관련이 깊다. 최근 연구를 보면 입 속 세균이 뇌조직, 암조직에서 발견된다. 치주질환을 가지면 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많다. 치매나 암, 당뇨병 등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모든 세균이 입안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다수가 너무나 사소하게 여기고 치아관리에 무심하다가 큰 치료가 필요할 때야 치과를 찾는다.
▷그렇다면 치과를 가야 하는 것은 언제인가.
ㅡ 외국은 6개월에서 적어도 1년에 1번은 치과에 와서 점검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래서 선진국일수록 임플란트 환자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가 유독 임플란트 환자가 많은데 특히 40·50대 환자들이 온다. 젊은 사람들은 교정치료나 라미네이트(미용을 목적으로 이를 조금 깎아내고 도재가공물을 부착해 모양을 만드는 것)같은 미용 목적이 아니면 치과를 잘 안 찾으니까 갑자기 이가 무너져서 오게 되는 거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 손에 끌려오는데 20·30대가 되면 건강한 줄 알고 안 온다. 하지만 실제로는 잇몸이 무너지는 치주질환, 소위 '풍치'가 진행된다. 양치할 때 피가 나거나 사과를 깨물었을 때 피가 묻어나는 것을 그냥 넘기면 안 된다. 몇 년 후에 이를 뽑아야 할 수도 있다. 치과에 오면 큰돈이 든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늦게 와서다. 정기적으로 스케일링만 받아도 1년에 2만 원 정도면 나중에 임플란트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스케일링을 하면 오히려 이가 더 시리다는 사람도 있다.
ㅡ 오해다. 스케일링은 양치질로 안 되는 치아와 잇몸 사이의 치석만 제거한다. 가끔 이를 갉아놔서 시리다고 생각하던데 스케일링 기계는 치아를 갉아내지 못한다. 다만 쌓여 있던 치석을 벗으니까 이가 시리다고 느끼는 것이다. 치석이 많았을수록 잇몸이 약할수록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스케일링은 정말 중요하다. 나라에서도 1년에 1번은 하라고 보험으로 해 놓을 정도다.
▷ 양치도 중요할 것 같은데.
ㅡ 사실 양치를 제대로 하는 게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양치방법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가 양치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충치가 잘 안 생기니까. 그런데 사실 나이를 먹으면 충치균의 활동이 줄어들어 그렇다. 다만 잇몸이 망가지는 게 문제다. 이만 닦지 말고 치아와 잇몸 사이를 닦아주고 잇몸도 구석구석 닦아야 한다. 칫솔은 45도 각도로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해야 한다. 또 입안에 1억에서 10억 마리 세균이 사는 데 가장 나쁜 균은 혀 안쪽에 있다. 혀를 길게 빼서 안쪽을 닦아주는 게 중요하다. 또 치실이나 치간 칫솔도 꼭 써야 한다.
▷치과의사인데 특별한 치아 관리법이 있나.
ㅡ 하루에 20번은 양치를 한다. 일반 사람과 내가 다른 것은 먹고 나면 바로 양치를 한다는 것이다. 치과의사니까 내가 초콜릿을 먹으면 놀라는 사람도 있는데 초콜릿, 콜라 다 먹는다. 음식을 가리지는 않고 다만 음식을 먹고 3분 안에 양치한다. 콜라나 강한 탄산은 30분 후에. 식사도 하고 간식도 먹고 하면 하루에 20번 정도가 된다. 이 때 중요한 건 앞에서 말했듯 제대로 양치하는 거다. 많이 양치하면 잇몸에 안 좋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올바르게 양치하면 많이 해도 된다.
▷환자들이 가진 나쁜 버릇이나 치아 건강과 관련한 오해는.
ㅡ 꼭꼭 씹으면 안 된다. '꼭꼭 씹어라'라는 말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턱관절 문제로, 나이 든 사람들은 이가 닳아서 온다. 턱 근육이 긴장하면 두통까지 생길 수 있다. 밤에 잘 때도 근육이 기억해 이를 꽉 물고 자게 된다. 24시간 이를 세게 물고 지내는 거다. 사각턱이 될 수 있고 나이가 들면 이가 닳거나 깨지거나 금가게 된다. 실제로도 그런 환자가 많다. 음식을 잘게 썰어서 살살 씹어야 치아나 잇몸, 턱관절에 좋다.
▷ 교정과 라미네이트를 하면 나이가 들면 아프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던데.
ㅡ 이건 사람마다 다르다. 관리에 달렸다. 교정 중에 관리를 잘 하지 못해 잇몸이 붓거나 치주질환이 생기는 것이지 교정 때문에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교정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잇몸이 약하다면 치과에서도 권하지 않을 것이다. 또 치열이 울퉁불퉁하면 치석이 잘 쌓여 충치나 풍치가 될 가능성도 있다. 라미네이트 역시 관리에 달려 있다. 관리만 제대로 하면 10년 이상 쓸 수 있다. 오히려 라미네이트를 한 경우에는 치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점검도 하고 치과를 자주 찾아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치과를 잘 안 온다는 젊은 세대들이 부모인 경우도 많다.
ㅡ 아이들도 치과를 자주 찾도록 해야 한다. 보통 아이들이 치과를 오기 싫어하는데 이는 어른들 탓이 크다. 주변 어른들이 "치과가서 혼날래?"라며 치과에 대한 공포감을 심어준 것이다. 치과에 와서 양치법도 배우고 치료할 것이 있으면 조금씩 치료도 해야 하는데 무서워하게 하니까 아파서야 치과를 찾는다. 그러니까 큰치료를 하게 되고 수면 마취를 하고 그렇다. 아이들에게 치과를 친숙한 곳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
▷부모님을 위한 치아 관리법은.
ㅡ 부모님은 아픈 것을 자식에게 잘 안 알린다. 실제 환자 중에도 부모님이랑 같이 온 젊은 세대가 상태를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 소화를 잘 못 하거나 한 쪽으로만 씹으면 불편한 곳이 있을 것이다. 또 치아가 안 좋으면 온몸의 건강도 안 좋아지니까 1년에 건강검진만 생각하지 말고 치아검진도 꼭 챙겨주는 것이 좋다.
▷어떤 치
ㅡ 내가 믿을 수 있는 의사가 있는 곳을 찾는 게 좋다. 신뢰가 없으면 치료를 받으면서도 주의사항을 잘 안 따라서 치료 결과도 좋지 않다. 치료 후 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의사가 있는 치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뉴스국 류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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