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심석희 폭행 조재범에 1심과 같은 징역 2년 구형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38)의 상습상해 사건을 심리중인 항소심 재판부가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22)가 고소한 조 전 코치의 성폭력 혐의 사건을 심리하지 않기로 했다.
수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성관)는 이날 조 전 코치 관련 사건 속행 공판에서 검찰의 재판 기일 연장 요청을 거부하고 오는 30일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이날 검찰은 "심 선수가 주장한 성폭행 수사를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기일 연장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상습상해와 성폭력은 동일성이 없는 관계로 성폭력 사건 공소사실을 추가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재판부는 "상습상해 공소사실 중 문제가 된 성폭력 부분이 있다면 향후 성폭력 범죄 공소를 추가해 1심부터 진행하라"면서 "다음 재판까지 성폭력 혐의를 유지할지, 철회할지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기존 공소사실을 유지하고 오늘 종결하겠다"면서 재판부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후 검찰은 기존 항소심 재판에서 이뤄져 온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등 혐의에 대해서만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향후 조 전 코치 관련 상해 3건 중 1건이 심 선수가 고소장을 통해 주장한 성범죄 피해 사실과 결합됐을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수사해 이번 재판에서 다룬 상해 혐의와 별도로 성폭행 혐의 기소가 가능한지 검토하기로 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건에 대해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돼 기소가 불가능하더라도 심 선수가 주장한 피해 사실이 여러개인 만큼 조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처벌하는데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판내내 바닥을 응시하던 조 전 코치는 최후 진술에서 "선수들을 최고의 선수로 육성하고 싶었는데 잘못된 지도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상처를 주게 돼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을 지켜본 심 선수 법률대리인 임상혁 변호사는 법정을 나와 취재진에 "(조 전 코치가)빨리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해서 심 선수가 선수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 만이 조 전 코치가 죄를 벗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 전 코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 선수를 수십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해 중순 심 선수는 이 사건과 별개로 자신이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지난해 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 중 한건이 항소심에서 심리중인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사건과 연결된 것으로 보고 항소심 재판부에 기일 연장을 요구했다.
[수원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