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 지인 사건 맡아…'배당 조작' 의혹 수사

【 앵커멘트 】
사법농단 의혹으로 두 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병대 전 대법관이 고등학교 후배의 재판을 직접 맡아 무죄를 확정지었던 의혹을 지난 9일 MBN에서 단독보도 해드렸는데요.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검찰의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유호정 기자입니다.


【 기자 】
박병대 전 대법관이 고교 후배이자 탈세 혐의로 기소된 투자자문업체 대표 이 모 씨의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씨로부터 "박 전 대법관에게 재판을 맡아달라 부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법관이 대법관 집무실로 이 씨를 불러 재판 관련 상담을 하고, 재판 정보를 수십 차례 무단 열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로 박 전 대법관은 이 사건의 상고심을 직접 맡아 2013년 말 최종 무죄를 선고했는데, 검찰은 배당 조작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우연히 배당됐더라도 법관 윤리상 회피 신청을 했어야 한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씨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퇴임 직후 1년여 간 사무실을 내주고 수천만 원의 자문료를 주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이 씨는 "박 전 대법관의 부탁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 인터뷰 : 이 씨 회사 관계자
- "당시에 임종헌 전 차장님 여기서 근무하셨던거예요?"
- "근무를 (거의) 안 하셨어요. 예전에 근무하셨던 건 때문에…."

사건 배당 청탁과 임 전 차장의 재취업 사이의 연관성이 입증되면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는 상황, 사법농단 수사의 변곡점이 될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유호정입니다.[uhojung@mbn.co.kr]

영상취재 : 현기혁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