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지 않는 나라'를 외치며 청와대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였습니다.
어제(18일) 오후 8시 서울교통공사노조, 발전비정규직, 비정규직100인대표단 등이 모인 '청와대로 행진하는 1천인의 김용균들'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투쟁문화제를 열었습니다.
이어 오후 11시쯤부터 인도 위에 침낭을 펼치곤 노숙을 했습니다.
노숙농성엔 100명가량이 참가했습니다. 기온이 1도에 머무는 쌀쌀한 날씨임에도 이들은 돗자리를 펼치고 잠을 청했습니다.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지부 홍종표 지부장은 "개별 사업장 단위로 노숙농성 등 투쟁을 해 오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오늘은 비정규직 문제라는 공감대에 김용균 씨의 죽음이라는 불쏘시개가 더해져 한 데 모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홍 지부장은 "무엇보다 김용균 씨의 유족들이 '투쟁을 멈추지 말아 달라'고 당부해 이제는 더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울산현대차노조 윤상섭 씨는 "자식들에게까지 비정규직 노동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불법고용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데 어떻게 젊은 세대에게 '바르게 살아라'라고 가르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청와대 앞에서 노숙까지 하지만 대통령이 우리의 말을 들어 줄지 확신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열린 투쟁문화제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故) 김용균 씨를 추모하며 '우리가 김용균이다'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청와대로 행진하는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노숙농성을 한 뒤 19일 오전 11시쯤 결의대회를 열고, 오후 1시쯤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행사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