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관련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심한 감기에 걸렸다며 재판을 피해왔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얘기입니다.
비단 재판뿐 아니라, 지난해 연말엔, 밀린 세금을 강제 징수하기 위해 찾아간 세무서 직원들도 '알츠하이머'란 한 마디에 빈손으로 철수를 해야 했죠.
평범한 시민이라면 이럴 수 있었을까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하고 싶은 질병인 알츠하이머가, 누구에겐 보호막이 된 셈인데, 법원은 이제서야, 오는 3월 재판도 불출석하면 강제 구인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강제 구인은 거부 시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집행해야 하지만, 딱 한 사람, 박근혜 전 대통령만 예외였습니다. 2년 전 강제구인에도 응하지 않자, 재판부가 증인채택 자체를 취소해버렸으니까요.
하지만 지난 97년 군사반란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박탈된 전 전 대통령은, 거부할 근거가 없습니다. 때문에 강제구인에 응해야 하는 거죠. 그나마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국민을, 사법부를 존중한다면, 강제 구인 전에 재판정에 나가야 할 겁니다. 그게 전직 대통령이 취해야 할 최소한의 품격입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조금 전 일도 기억하지 못 하는 사람에게 80년대 얘기를 하라는 건 코미디라고 했지요. 과연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