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은 고등학교 중퇴, 엄밀히는 중졸의 학력으로 세계 3대 모바일 게임 업체를 만들었고, 문재인 정권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김동연 전 부총리 역시 고졸, 양향자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장 역시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었습니다.
대학에 꼭 가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이들 덕에, 직업계 고등학교 취업률은 2009년 17%에서 2017년 51%로 계속 올라,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지요.
그런데 불과 1년 뒤인 2018년. 9년 만에 처음으로 고졸 취업자 수가 줄었습니다. 전해에 비해 무려 17만 명이 준 건데, 중졸 이하도 전년 대비 10만 명가량 줄었지요. 반면, 최악의 취업난 상황이지만 대졸 취업자는 4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결국, 대학엔 꼭 가야 한다는 걸까요.
일부에선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중·고졸 학력자들이 주로 취업하는 중소기업 고용주들이 부담을 느껴 일자리가 준 거 라고 합니다만, 제아무리 항의를 해도 개선되지 않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임금, 사회적 편견 또한 원인이 됐을 겁니다.
학교 역시, 지난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정부가 추진한 특성화고 학과 개편에 불과 13%만이 참여했습니다. 그러니 신산업분야 전문 교육도 제대로 안 되고 있지요, 학생들의 수준을 한층 높일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독일은 9년의 의무교육 뒤, 대학 진학을 위한 정규 학교와 전문 직업교육,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일찌감치 학력 차별을 없애고 직업에 대한 귀천도 없앴습니다.
직업 선택부터 차별받는 고졸 청년들, 취업이 안 돼 울고, 되더라도 훨씬 적게 벌고, 위험에까지 노출되니, 말 그대로 삶의 악순환. 어서 그 고리를 끊어내, 제2, 제3의 고졸 신화가 또다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