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기간 가이드 폭행에 여성접대부 요구 의혹으로 비난 여론에 휩싸인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여행 전 작성하는 '국외 여행 계획서'도 엉터리로 작성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행 지역이 모두 다른데도 3년째 여행계획서에 작성된 문구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9일 예천군의회가 지난해 11월 작성한 국외여행계획서와 2017년 계획서를 입수해 비교한 결과, 여행 지역만 미국·캐나다와 라오스로 다를뿐 여행 목적·동기·효과 등은 똑같았다.
구체적으로 미국·캐나다 여행 계획서의 여행 목적에 담긴 '주요현안사업에 대해 외국의 관련시책 및 우수시설을 비교분석해 지역발전 및 주민복지 향상에 기여한다'라는 문구는 2017년 라오스 여행 것을 그대로 베꼈다. 여행 효과도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는 의원역량 및 전문성 강화'로 같았다.
중국·러시아로 떠났던 2016년 여행 계획서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예천군의회는 관련 법규에 따라 국외여행심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매년 똑같은 여행 계획서를 들고 심사를 진행했다. 예천군의회 관계자는 "여행계획서는 의회사무국 공무원들이 작성해 의원들은 검토만 한다"며 "관행적으로 작성하는 것"이라 해명했다. 예천군의회가 국외여행을 다녀 온 뒤 작성해 제출한 2017년과 2016년 국외여행 보고서 역시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나오는 방문지 설명 등을 짜깁기 해 작성한 경우도 많았다. 한 전직 지방의원은 "사실 해외연수 계획서나 보고서는 홈페이지 게재용"이라며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은 모두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예천경찰서는 미국 시민권자인 가이드 A씨에게 이메일로 피해 진술을 요청했다. 경
[예천 = 우성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