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와 국무총리, 대통령 산하에 무려 558개가 있습니다. 이렇게 위원회가 많으니,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전문가들에게 많은 자문을 받나 보다 싶은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지난 6월까지 1년간 4번 이상 회의를 한 위원회가 고작 절반. 전체의 14%인 78개 위원회는 단 한 번 모이지도 않았거든요.
지난해 3분기, 대통령 직속 위원회 19개 중 6개 위원회도 회의를 한 적이 없습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인 경제와 노동, 일자리 문제를 논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가인적 자원위원회, 북방경제협력위원회조차 말입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그야말로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싱크탱크인데 말이지요.
문제는 이렇게 간판만 걸어놓고, 돈은 꼬박꼬박 받아갔다는 겁니다. 작년 대통령 직속 위원회 총 예산은 390억 원, 3분기 기준으로 한 달에 한 번 본회의조차 열지 않은 12곳에 330억 원이 편성됐습니다. 운영비를 제외한 위원장이나 민간위원들 모두 무보수 비상근직이지만 수당 같은 건 지불을 하고 있거든요.
미국은 우리와 전혀 다릅니다. '스푸트니크 충격.' 1958년 당시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자 미국이 충격을 받아, 이듬해 미 항공우주국, NASA를 만들었단 건 이미 잘 알려진 얘기지요.
NASA가 출범하기까지는, 그 이면에서 기획하고 자문한 대통령 직속 국가항공 자문위원회의 역할이 컸습니다. 관련 분야 전문가와 정부 관련자들이 모여 무려 43년간 연구와 정책적 토론을 했고, 결국 세계 최대의 항공연구소인 NASA를 탄생시킨 겁니다.
"직접 챙기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시절부터 많이 해 온 말입니다. 새해엔 있으나 마나 한 위원회, 혈세만 새어 나가는 위원회, 불필요하게 행정만 낭비하는 위원회, 그래서 국민을 더 힘들게 하는 위원회는 없는지, 직접 제대로 좀 챙겨 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도 NASA와 같은 세계적인 기관이나 좋은 정책들이 생기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