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아들 이름을 빌려서 부동산 거래를 한 경우에 세금은 누가 내야 할까요?
세무서는 명의자인 아들이 세금을 내는 게 맞다고 봤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신용불량자 한 모 씨는 자신이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자, 아들 명의를 빌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10년 아들 이름으로 2억 원 상당의 상가를 샀다가 5년 뒤 3억 8천만 원에 되팔았습니다.
사고팔 때 모두 아들 명의가 쓰였기 때문에 관할 세무서는 한 씨 아들에게 양도소득세 4천 6백여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명의만 빌려준 것이고, 상가 양도대금도 모두 아버지가 가졌다"며 세금을 못 내겠다고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아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도소득세를 명의자가 내야하는 게 맞지만,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아버지가 상가 매입 대출금 이자를 냈고, 상가 임대 수익도 챙겼기 때문에 상가의 실질적 주인은 아버지"라고 봤습니다.
▶ 인터뷰(☎) : 채다은 / 변호사
- "아버지가 상가를 판 돈을 모두 받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사람도 아버지라고 본 판결입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법원이 실제 돈을 번 사람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을 따르면서 결국 명의신탁자인 아버지가 세금을 내게 됐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