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2도의 칼바람이 옷깃을 파고 들었지만 누구도 춥다고 불평하지 않았다.
9년 만에 해고 노동자를 맞은 쌍용차 공장은 31일 이른 아침부터 웃음과 환영의 목소리로 활기찼다.
2009년 정리해고로 직장을 잃은 쌍용차 근로자 71명이 돌아왔다.
이들은 이날 오전 7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마련한 해고자 복직 환영 행사에 참석해 기쁨을 나눈 뒤 곧장 일터로 들어갔다.
공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들의 발걸음에서는 힘이 묻어났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조합원도 환영 자리에 함께하며 이들의 복직을 축하했다.
9년 만에 회사로 돌아온 최영호씨(48)는 "오늘 새벽부터 사람들에게 축하인사를 받고 또 이렇게 옛 동지들을 만나니 긴장되고 떨린다"면서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송재호씨48)는 "(정리해고 뒤)10년간 기계 공장에서 일해왔는데 내 일터로 다시 돌아오게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 따르면 복직 대상자 119명중 이날 60%인 71명이 공장으로 출근했다. 나머지 48명(40%)은 내년 상반기 중 복직 예정이다.
해고자 복직 투쟁을 이끌어온 김득중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복귀자들에게 "일터로 돌아가서도 기존 동지들과 살맛 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지부장은 남은 조합원들이 모두 복직한 후 마지막에 복직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날 복직하지 않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복직자는 현장 교육 등을 거쳐 신차 출시 등 내부 생산 라인 물량에 따라 순차적으로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복직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재로 지난 9월 14일 타결된 노사 합의에 따른 것이다.
쌍용차 사태는 2009년 4월 전체 임직원의 36%인 2600여 명이 정리해고 되자 노조원들이 반발해 5월 21일 옥쇄 파업에 돌입하면서 촉발됐다. 77일 간 파업 과정에서 한상균 당시 쌍용차지부장 등 64명이 구속됐고, 1700여 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조합원 970여 명은 옥쇄 파업을 끝까지 버텼지만 무급휴직(4
[평택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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