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말고 맞자"…송명빈 마커그룹 대표 직원 폭행 혐의로 피소

온라인 상에서 '잊힐 권리'를 주장한 디지털 분야 전문가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49)가 수년간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돼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마커그룹 직원 양 모씨(33)가 송 대표와 부사장 최 모씨(47)를 상습 폭행·공갈,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양 씨는 2015년부터 송 대표의 폭행에 시달렸다며 지난달 8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6일 강서경찰서가 해당 사건을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고소인 조사 당시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 등을 제출했다. 그는 송 대표로부터 둔기로 피멍이 들 때까지 맞는 등 수시로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음파일에는 송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일하지 말고 X나게 맞자 건방진 새끼", "네 핸드폰과 이메일 다 갖고 있다. 여권 갖고 와라"고 발언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각종 증거자료를 분석한 뒤 내년 초에 송 대표와 최 부사장을 피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송 대표 측은 "양 씨가 배임과 횡령을 저질렀다"며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녹음 파일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2015년 '잊힐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라는 저서를 작성해 온라인상 잊힐 권리에 대한 개념을 소개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상생협의회 위원, 디지털 소비자주권강화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서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