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밑 공항철도 빈 승강장에 고객들의 옷을 보관하는 비닐 텐트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맡긴 의류 수백 벌을 보관하는 곳인데, 별도 소방시설조차 없어 화재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임성재 기자입니다.
【 기자 】
인천국제공항 밑을 지나는 공항철도 구간, 지난달부터 비닐텐트 3동이 떡 하니 자리 잡았습니다.
공항철도가 동남아 여행객들을 위해 돈을 받고 외투 보관 서비스를 하는 곳입니다.
인천공항 KTX 노선이 중단되면서 비게 된 승강장을 보관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비닐 텐트에 보관된 의류마저 불이 붙기 쉬운 소재지만 화재 예방 장치는 거의 없다는 겁니다.
▶ 스탠딩 : 임성재 / 기자
- "공항철도 승강장을 차지한 의류보관 시설입니다. 이렇게 수백 벌의 옷이 걸려 있지만, 스프링클러가 별도로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텐트 옆 소화기가 유일한 별도의 소방시설입니다.
심지어 고객들로부터 외투를 받을 때 라이터 등 인화성 물건이 들어 있는지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습니다.
- "의류 보관하실 때 주머니 안도 보나요?"
- "주머니 안이요? 그…."
- "이 친구들이 온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의류 보관 장소를 이렇게 화재 무방비로 방치하고 있는 건 소방시설 설치 의무가 있는 건축물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공항철도 관계자
- "법의 제재 대상은 안 됩니다. 안쪽에 있고, 중량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쓰러지거나 붕괴 위험이 없으니 괜찮지 않을까…."
많은 인파가 오가는 공항 밑이어서 불이 나면 언제든 대형 2차 피해로 번질 수 있지만 공항철도측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이영주 /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나 화염으로 플랫폼에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끼칠 수 있고요, 연기는 다른 층으로 확산될 수 있는…."
역사 자체 소방시설로 충분히 화재를 방지할 수 있다던 공항철도.
하지만 MBN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비닐 텐트 철거에 나섰습니다.
MBN뉴스 임성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