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담배 125만갑 빼돌려 시장에 싸게 유통한 밀수입 조직 적발

↑ 담배 밀수입 거래도 [제공 = 부산세관]

수출용 면세담배 125만갑(56억원 상당)을 국내로 빼돌려 전통시장에 싸게 팔아넘긴 조직이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본부세관은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자유무역지역 입주업체 대표 이모 씨(37)와 도매상 안모 씨(40) 등 4명을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씨 등은 2016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자유무역지역 창고에 보관된 면세담배 125만갑을 수출한다고 허위 신고한 뒤 274차례에 걸쳐 국내로 빼돌려 전통시장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유무역지역은 관세법, 대외무역법 등 관계 법률에 따라 자유로운 무역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지역으로 세관 규제·감시가 비교적 덜하다.
세관에 따르면 이씨는 브로커를 통해 국내 면세점에서 산 면세담배를 일본으로 보냈다. 이후 담배를 다시 국내로 반입하면서 수입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유무역지역 내 창고에 보관했다. 자유무역지역 창고로 들어온 물품은 외국 물품으로 분류돼 수입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내로 빼돌리면 밀수입이다.

↑ 세관이 압수한 밀수 담배 [제공 = 부산세관]

이씨는 세관에 이 담배를 홍콩으로 수출한다고 신고한 뒤 국내로 빼돌렸다. 세관에 신고한 중량만큼 박스에 헌 옷과 화장품 등을 채워 국제우편(EMS)을 통해 홍콩으로 보냈다.
이렇게 빼돌린 담배는 도매상인 안씨를 통해 부산시 중구 부평 깡통시장 등지 상인들에게 넘어갔다. 이씨가 10갑들이 1박스를 2만원 전후로 구매해 도매상에게 2만5000원 상당에 판매했다. 이 담배는 부평 깡통시장 등지로 유통돼 다시 3만원∼3만5000원에 소비자에 팔렸다. 2015년부터 담뱃값이 1갑에 4500원으로 오르면서 국제시장, 깡통시장 등지에서 불법으로 유통된 면세담배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관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씨 등이 지난 2년여간 담배소비세 등 약 41억원을 탈루하고 7억원 이상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빼돌린 125만갑 중 대부분은 이미 유통됐으며 창고에 남은 1만2500갑은 세관이 압수했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세관 감시망을 피하려고 화물 이동에 대한 감시가 비교적 덜한 자유무역지역에서 담배를 빼돌렸다"며 "앞으로 자유무역지역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재고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