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심석희 "조재범 전 코치, 퇴출 후에도 경기장 잠입해 특정 선수 지도"

21살 심석희 쇼트트랙 선수가 자신을 폭행한 37살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재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을 진술했습니다.

심 선수는 발언 전 울먹이며 "피고인과 마주친다는 두려움으로 법정에 나오는 걸 엄두를 못 냈다. 그래도 진실이 뭔지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심 선수는 진술 전 법원에 미리 "특정 선수를 1등 시키기 위해 자신의 스케이트 옆날을 정비하지 않고 시합에 나가도록 했다거나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고, 폭행사건으로 징계를 받고 대표팀에서 이미 퇴출된 이후인 지난 2월 17일에도 경기장에 몰래 잠입해 해당 선수를 코치했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심 선수는 "어린 시절부터 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극도의 심리적 억압을 받았고 (폭행 사실을) 알리면 끝난다 너는 이런 식으로 어렸을 때부터 세뇌시키듯 교육을 받았던 게 가장 크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이어 "저조차도 폭행을 당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잘못을 했다거나 기량이 안 올라오거나 했던 것도 아닌데 특정 선수로 인해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당한 입장에서는 지난 과정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탄원서 내용에 대해 첨언했습니다.

조 전 코치는 지난 1월 16일 훈련 중 심석희 선수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심 선수가 지난 1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던 도중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하면서 조 전 코치의 폭행 사실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단독 (여경은 판사)은 지난 9월 19일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하지만 조 전 코치가 항소해 지난달 항소심 1차 공판이 열렸고, 조 전 코치가 전 대표팀 트레이너를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17일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리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 전 코치는 폭행한 다른 선수들과는 합의를 했으나 심 선수와는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 측은 "공소사실은 인정하나 심 선수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행위였다. 특정 선수를 위해 심 선수의 기량이 올라갈 때마다 심 선수를 폭행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변론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