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호소한 성폭력 피해…검찰, 혐의 인정해 징역 7년 구형

30대 부부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검찰이 성폭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7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오늘(17일) 대전고법 형사8부(전지원 부장판사) 심리로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38세 박모 씨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원심의 구형량대로 선고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은 초기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가 자신을 강간 혐의로 고소했지만 성관계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수사가 시작되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도 삭제했다"며 박 씨의 진술에 의문을 드러냈습니다.

앞서 폭력조직원인 박 씨는 지난해 4월 충남 계룡시 한 모텔에서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A 씨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습니다.

박 씨는 또한 폭력조직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1심은 지난해 11월 폭행 혐의 등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A 씨를 성폭행한 혐의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심도 올해 5월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어 원심을 인정할 만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A 씨의 피해 증언에 대해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성폭행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습니다.

A 씨 부부는 1심이 성폭행 무죄를 선고하자 올 3월 전북 무주 한 캠핑장에서 함께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서에는 '가족 및 지인에게 미안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을 이해해 달라'는 내용과 함께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는 등 박씨를 성토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는 내년 1월 7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