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면서 `옷을 갈아입고 도망가라`…꾸중 듣고 어머니 죽인 아들 징역 20년

꾸지람을 들었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7일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모(38)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우씨는 지난해 12월 경북 청도 자신의 집에서 자신에게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어머니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절도와 음주·무면허운전 등의 전과가 있던 우씨는 직장을 다니지 않고 잦은 음주를 한다는 이유로 A씨와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사건 당일에도 술에 취한 채 방 안에서 TV를 보던 중 "뭐라도 좀 해라"는 A씨의 말을 듣고 "잔소리 그만하라"고 언쟁을 벌였다.
우씨는 이 과정에서 A씨로부터 뺨을 2회 맞자 이에 격분해 나무의자를 수차례 휘두른 후 바닥에 쓰러진 A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A씨가 의식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달아났다.
A씨는 의식을 잃으면서 "옷을 갈아입고 도망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1·2심은 "범행의 수단과 방법이 너무나 참혹해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이라며 "우씨는 아무런 구호 조치 없이 피해자를 방치한 후 현장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유족인 우씨 형제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지만 우씨 범행은 직계존속인 어머니를 대상으로 삼았고 그 범행 방법이 잔혹하다는 점에서 일반적 살인 범행 이상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고 사회에 미친 악영향도 현저히 크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A씨는 앞서 항소심에서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혹은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는 주장을 했다가 철회했는데 상고하면서 다시 심신상실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철회한 주장을 다시 제기하는 것은 적법한 상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대법원은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정소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