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극성팬 소란, 승객 360명 전원 비행기서 내려…1시간 지연 출발

홍콩에서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극성 팬 4명 때문에 비행기 승객 전원이 내려 보안 점검을 받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제(15일) 오후 3시 25분 홍콩국제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 예정이던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중국인 3명과 홍콩인 1명 등 20대 승객 4명이 이륙 직전 갑자기 승무원에게 "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은 '워너원'의 극성 팬이었고, 지난 14일 홍콩에서 열린 '2018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 참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워너원'을 보기 위해 퍼스트클래스 2석, 비즈니스 1석, 이코노미 1석 등 총 4자리의 비행기 표를 예매했습니다. 그리고 비행기에 올라 기내에 오른 뒤 워너원이 앉아있던 좌석으로 몰려갔습니다.

현지 항공 규정에 따르면 비행기 이륙 전 비행기에 탔던 승객이 한 명이라도 내리면 다른 승객들도 모두 비행기에서 내린 후 보안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누군가 테러 목적으로 항공기에 폭발물 등을 두고 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극성 팬 4명 때문에 승객 360여 명이 비행기에 실었던 짐을 들고 내렸다가 다시 보안 검색을 받고 탑승했고, 비행기 출발은 1시간 지연됐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팬 4명에게 '가능하면 내리지 말아달라' 부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해외 공항에서 극성 팬들이 아이돌을 보기 위해 국내 항공사 비행기표를 샀다가 환불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습니다. 좌석 등급이 높을수록 환불 수수료가 거의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대한항공은 말썽을 일으킨 워너원 팬 4명 모두에게 항공요금을 환불했고, 이륙 지연으로 인한 비용을 홍콩국제공항에 지불하는 등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습니다.

항공사 관계자는 "극성 팬들은 비행기에서 아이돌 사진을 찍어서 공유하거나 다른 팬들에게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예상치 못한 곤욕을 치른 아이돌그룹 워너원 역시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다른 승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일부 극성 팬들 행동이 문제인 줄 알지만,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