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재건축 사업을 따려고 현대와 롯데, 대우 등 대형 건설사들이 조합원에게 불법 금품 로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금은 물론, 태블릿 PC에 최고급 호텔과 리조트 숙박권까지 제공했습니다.
먼저 노태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강남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한 건설사와 계약한 홍보대행업체의 비밀 사무실입니다.
홍보대행업체는 이곳에서 직원들을 통해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그 결과도 보고받았습니다.
건설사들이 홍보대행사 용역비를 부풀려 비자금을 만든 뒤 이 돈으로 재건축 조합원에게 금품을 지급한 겁니다.
▶ 스탠딩 : 노태현 / 기자
- "홍보 요원들은 조합원 개별 접촉이 금지돼 있지만, 수시로 단지를 돌며 명품 가방과 현금 등을 제공했습니다."
고가의 태블릿 PC를 주는가 하면 백 만원이 넘는 계열사 최고급 호텔 숙박권과 접대 여행까지 이뤄졌습니다.
▶ 인터뷰 : 재건축 조합 관계자
- "백만 원 상당의 OOOO호텔 투숙권을 주겠다. 그러면 롯데 건설을 찍어 달라.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런 방법으로 서울 강남의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려고 뒷돈을 제공하다 적발된 대형 건설사는 현대, 롯데, 대우 등 모두 3곳이었습니다.
조합원에게 뿌리기 위해 이들 건설사들이 준비한 금액만 43억 원에 달했습니다.
▶ 인터뷰 : 안동현 /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1계장
- "각 건설사들은 특정 홍보대행사를 계속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나중에 문제가 되더라도 홍보대행사가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꼬리 자르기'가…."
경찰은 현대와 롯데, 대우 등 건설사 3곳과 임직원 22명 등 관계자 334명을 입건하고 검찰에 넘겼습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nth302@mbn.co.kr]
영상취재 : 배완호·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