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회가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도록 법을 개정했는데, 환자들은 여전히 걱정이 큽니다.
의료용 대마를 공급하는 정부안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엄격하다는 겁니다.
배준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기자 】
환자와 가족들은 정부의 의료용 대마 공급 방안이 지나치게 절차가 복잡하다고 하소연합니다.
먼저, 진단서와 대체치료수단이 없는 질환이라는 의사 소견이 있어야 식약처장의 대마취급승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후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신청을 하면 해외에서 의약품을 수입해 공급받게 되는데 이게 두 달 넘게 걸린다는 겁니다.
난치성 뇌질환은 치료시기가 중요한데 이런 식으로 공급받다간 자칫 치료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걱정입니다.
▶ 인터뷰 : 황주연 / 뇌전증 환자 어머니
- "(의료용 대마 공급) 과정도 너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는 게 안타까워요."
특히 환자들은 굳이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할 필요없이 의료기관에서 바로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 모르핀이나 아편 등 다른 의료용 마약류와 비교해도 형평에 어긋나는데다 의료용 대마는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을 인정하는 상황.
▶ 인터뷰 : 조성남 /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의료용 대마 CBD 성분은) 환각 작용이 없기 때문에 중독 작용이 없고 통증이나 간질 발작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어 치료용으로 쓸 수 있는…."
이미 해외에서도 중국과 영국, 독일 등은 의사 처방만으로 의료용 대마를 쓸 수 있고, 의료용 대마 오일의 경우 의사 처방 없이도 판매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대마에서 추출된 성분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식약처 관계자
- "대마라는 게 아시다시피 의존성이 있는 거잖아요. 처음부터 (규제를) 확 풀었을 때의 부작용도 있고, 점진적으로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서…."
대마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환자의 치료를 고려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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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준영·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