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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나래(25·여·사진) 젤리시스터즈 대표도 슬라임 열풍에 창업을 결심한 사람 중 하나다. 가수 아이유씨가 지난해 여름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에서 슬라임을 처음 알게 됐다는 그는 취미를 직업으로 삼아 젤리시스터즈를 창업했다.
슬라임은 누군가에겐 생소한 단어일 수 있다. 기자 역시 슬라임을 알게 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쉽게 말해 슬라임은 끈적이는 질감을 가진 장난감이다. 슬라임마다 감촉, 향기, 색깔, 소리가 다 달라 소위 '만질 맛 나는' 제품이 인기가 많다.
이 슬라임이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에서 슬라임을 소개하는 것은 기본, 슬라임을 어떻게 만져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슬라임 전문 유튜버도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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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리시스터즈 선나래 대표(오른쪽)와 선지혜 부대표.[사진:김현정 기자] |
일반 사람들이 그저 재밌다, 신기하다 정도로 넘길법한 슬라임을 선 대표는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켰다. 사업적인 혜안(慧眼)이라기보다 처음에는 그저 남들처럼 하나의 장난감으로 생각했다고.
그가 처음 접하게 된 슬라임은 손에 지나치게 달라붙어 촉감이 좋지 못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집에서도 슬라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선 대표는 친동생인 선지혜씨(23·여·사진)와 함께 슬라임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선 대표는 젤리시스터즈 창업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사회경험이 거의 없는 20대 젊은이가 그것도 슬라임이라는 생소한 아이템으로 창업에 도전한다는 소식에 주변의 반대가 있었을 것이라는 기자의 추측과 달리 선 대표는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선 대표는 "플라스틱 사출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부모님이 사업을 하셔서 그런지 사업을 시작할 때 반대는 없었다"며 "나만의 사업 아이템을 찾아서 사업을 꾸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선 대표는 "주위에서 '그것도 한 때 유행 아니냐'는 말을 들은 적도 있고, 친구들도 '그걸 누가 사냐'고 했다"며 "사업 초반에는 각 기업에 메일로 입점 제안서를 내기도 했는데 몇 달씩 메일을 안 읽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슬라임의 주 재료는 물풀, 붕사, 글리세린이다. 들어가는 재료는 단순하지만 '배합'이 핵심이다. 물풀을 국산을 쓸지, 수입산을 쓸지, 국산을 쓰더라도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어떤 비율로 섞느냐에 따라 질감이 다 다르다는 게 선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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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리시스터즈 선나래 대표가 슬라임을 만들고 있다.[사진:김현정 기자] |
그렇다면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슬라임은 어떤 것일까. 선 대표는 "최근에는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용 슬라임이라고 해서 만질 때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을 좋아한다"며 "표면이 오돌토돌한 블록이 들어간 슬라임이 인기가 많은데 사람들이 '만질 때 아픈데 소리가 너무 좋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젤리시스터즈는 내년 중 '슬라임 카페'를 열어 활동 반경을 넓힐 계획이다. 단순히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아닌 슬라임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선 대표는 젤리시스터즈의 최종 목표에 대한 청사진을 제
"누구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저마다 하고 싶은 취미를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공간이죠. 저희만의 색깔을 살린 공간이 될 것이에요. 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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