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뜯어간 사기범의 자녀까지 취직시킨 윤장현 전 광주시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40대 여성에게 수억원의 사기를 당한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사기범의 자녀 취업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다.
전남경찰청은 3일 직권남용 또는 업무방해 혐의로 윤 전 시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권 여사를 사칭한 사기범 김모씨(49·여·구속)의 부탁을 받아 김씨의 아들과 딸을 시 산하기관과 광주의 모 사립학교에 취직을 시킨 혐의다.
김씨의 아들 조모씨는 시 산하기관인 김대중컨벤션센터에 7개월 동안 임시직(전시를 준비하는 TF조직)으로 채용됐다가 지난 10월말 그만뒀으며 김씨의 딸은 비슷한 시기에 광주의 모 사립학교에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시장은 지난 8월까지도 김씨를 권 여사로 믿고 문자메시지 등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시 산하기관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사기범 김씨와 그 가족 계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 전 시장이 지난해 12월부터 1월 사이 4억5000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수사를 벌이다 채용비리 혐의까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범 김씨의 자녀들이 취업한 것은 맞고 그 과정에서 윤 전 시장이 개입한 의혹이 짙다"면서 "윤 전 시장의 소환을 통보했으나 출석하겠다는 답변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윤 전 시장은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안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