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건물에서 난 화재로 통신망이 완전히 먹통이 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일상은 말 그대로 멈춰 섰죠.
휴대전화는 터지지 않고 신용카드 사용도 안 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요.
통신망이 사라진 일상을 김지영 기자가 체험해봤습니다.
【 기자 】
불편함은 집을 나서자마자 시작됐습니다.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린 지 10분, 예전 같으면 휴대전화로 택시호출 서비스를 이용했겠지만 지금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가까스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내린 뒤에도 바로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평소 스마트폰 길찾기 앱에 의존했던 터라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자세히 알아두지 않은 겁니다.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휴대전화가 없어 정확한 위치를 검색할 수도 없고 차로 10분을 가야 공중전화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몇 번을 물어 결국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시간은 평소보다 두 배나 걸렸습니다.
신용카드 사용이 제한된 일상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점심 시간에 은행 일을 보려는 사람들로 대기자만 12명, ATM 기기도 이용할 수 없다 보니 30분을 기다려 현금 5만 원을 찾았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 6시간 동안 휴대전화에 온 메시지는 2백 개가 넘습니다.
통신망이 사라진 일상은 단지 불편함에 그치지 않고 기본적인 연락조차 주고받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 인터뷰 : 구정우 /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일상생활에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의 영향력이 굉장히 커진 상황에서 국민이 더 불편을 느끼고 큰 충격에 빠졌던 것으로 보이고요."
점점 더 간편화·스마트화 돼 가는 일상, '통신 재난'에 대비한 정부와 기업의 정교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