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61)·고영한(63) 전 대법관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두 전직 대법관이 각각 받는 혐의가 무거운 데다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전면 부인함에 따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이번주 안에 두 전직 대법관 조사를 마무리하고 진술 내용을 분석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 전 대법관은 19~25일 사이 네 차례 검찰에 출석했고, 고 전 대법관은 23~24일에 이어 이날 세 번째 조사를 받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면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소송 등 재판개입 ▲헌법재판소 내부기밀 수집 ▲법관사찰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후임으로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맡은 고 전 대법관은 ▲부산 법조비리 재판개입 ▲옛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개입 ▲'정운호 게이트' 등 수사기밀 불법수집 ▲법관사찰 등 의혹에 연루돼 있다. 법원행정처장을 맡기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송을 정부 입장에서 편파적으로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및 발부 여부에 따라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승태(70)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 시기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조사가 다음달 중순께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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