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갑질은 특권층만 하는 것도 아니고 직장 상사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내뱉는 폭언과 폭행으로 상처를 입는 분들이 바로 아파트 경비원들입니다.
김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얼마 전 경비원 폭행 사건이 일어난 서울의 한 아파트입니다. 갑자기 경비초소로 들어온 아파트 주민은 70대 경비원을 폭행했습니다."
층간소음을 해결하지 않았다며 이웃에 대한 분노를 애꿎은 경비원에게 터뜨린 겁니다.
▶ 인터뷰(☎) : 피해 경비원 아들
- "새벽 1시 넘어서 고주망태가 돼 다짜고짜 문 열고 막무가내로 폭행했고 두 차례 나갔다가 들어갔다 계속 아버지를…."
지난 6월엔 청소를 제대로 안 했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빗자루로 마구 때린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고, 입주민의 폭언에 시달린 한 경비원이 분신자살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최근 5년간 아파트 경비원 등에 대한 아파트 주민의 폭언·폭행 사례는 확인된 건만 약 4천 건, 매년 최소 7백 명이 넘는 경비원들이 갑질에 시달리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A 씨 / 아파트 경비원
- "다 그렇죠 뭐. 제대로 대접을 받나."
생계가 달린 경비원들은 입주민의 갖은 갑질을 고스란히 견딜 수밖에 없다고 토로합니다.
▶ 인터뷰 : B 씨 / 아파트 경비원
- "(경비가) 전혀 잘못한 게 없을 수도 있어요. 관리사무실도 (주민들에게) 월급 받고 일하니까 주민 의견이 갑이니까."
지난해 9월부터 경비원의 권익보호를 위한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처벌규정이 없다보니 있으나 마나 한 법으로 전락했습니다.
▶ 인터뷰 : 안선영 / 변호사
- "실질적인 관리주체인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벌칙, 과태료 규정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입주민의 횡포에 시름하는 경비원들, 갑질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