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김 씨가 PC방에 가서 5시간 이상 게임에 몰입한 적이 있었고, 전체 청소년 2.5%가 게임 중독 상태라며 게임 중독과 살인사건을 연결지은 겁니다.
잔혹한 범죄가 발생했을 때, 가해자가 어떤 것에 중독돼 있었다면 이걸 범죄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은 그동안 꽤 있었습니다. 게임 중독이 그 대표적인 예죠.
하지만, 이번 경우는 뭔가 좀 어색하죠.
여가부한테 게임관련 정책이 부족하다는 걸 지적하기 위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엮은 거거든요.
아직 사건이 확실히 규명되지도 않았고, 경찰의 최종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강력범죄의 원인을 '게임 중독' 하나로 압축한 겁니다. 게다가 이를 입증한다며 내놓은 자료도 다소 허술했습니다.
청소년들이 게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통계자료를 제시했지만, 그건 '게임' 하나만 본 통계도 아니었고, 유튜브나 아프리카TV 같은 1인 미디어 영상과 채팅 등 모두가 포함된 통계였습니다.
또 '게임 중독자'와 '마약 중독자'의 뇌를 비교한 사진도 사실은 '좋아하는 것에 몰두한 사람의 뇌는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게 연구의 주 내용이었는데, 이걸 '범죄 원인이 곧 게임 중독'이라는 것에 연결을 지었던 겁니다. 뭔가 맞지 않죠.
국정감사란, 국회가 국정 전반을 감사하고 조사하는 자립니다. 이렇게 중요한 국감이 의미를 갖기 위해선, 무엇보다 의원들이 적합한 자료를 모으고, 거기에 따라 바르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정책의 부족한 점을 지적해야 할 자리에서, 맞지도 않는, 부족한 자료로 자극적인 이슈를 붙여 '무엇은 무엇의 탓'으로 돌리는 건
중요한 국감 자체를 우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되려 피감기관들한테 비아냥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국감은 국회의원이 튀어보이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국민이 준 권한을 제대로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대책도 마련이 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