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자가 [척]하니 알려드립니다! '인기척'은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인턴기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척! 하니 알려드리는 MBN 인턴기자들의 코너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머리색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손쉽게 셀프 염색을 시도하는 A 양. 모발에 염색약 오래 두면 색이 더 예쁘고 진하게 나올 것 같아 길게는 1시간 30분까지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과연 A 양의 생각처럼 염색을 오래한다고 해서 색이 더 진하게 나올까요? 염색약 권장시간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직접 염색약을 발라봤습니다.
▶ 권장시간은 30분, 더 오래 두면 어떻게 되나?
염색약을 바른 채 오래 두면 더 진한 색상으로 염색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멋내기용 거품염색약 ‘미****’, 멋내기용 크림염색약 ‘프****’, 그리고 새치커버용 크림염색약 ‘꽃****’ 3 가지 제품을 구매해 직접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각각의 제품 포장지에 적혀있는 염색 권장시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포장지에 적힌 권장시간(왼쪽부터 미***, 프***, 꽃***)/사진=MBN |
멋내기용 셀프염색약의 경우 권장시간이 최대 30분이었습니다. 이에 30분을 시작으로 20분씩 간격을 두어 50분, 70분 동안 염색약을 바른 채로 두었습니다. 새치커버용은 20분이 최대 방치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꽃****’ 제조사 측에서 얇은 모발은 5분 덜 방치하는 것이 좋다고 하여 15분을 시작으로 10분씩 간격을 두어 15분, 25분, 35분 동안 바른 채 두었습니다. 염색 대상으로 구한 모발 샘플은 국가고시용 컬러링 연습용으로 100% 인모입니다.
↑ 모발 샘플에 염색 실험/사진=MBN |
실험 결과, 육안으로는 색상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었습니다.
↑ 실험 결과/사진=MBN |
먼저, ‘미**** 사하라 로즈핑크 거품염색’의 경우 권장시간 보다 오래 두어도 색상이 진해지거나 밝아지지 않았습니다. 보랏빛의 ‘프**** 샴페인핑크 크림염색’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색상이 더 옅어졌습니다. 두 실험에서 모두 권장시간 30분을 지키고 염색했을 때의 결과가 제품에서 소개하는 ‘예상 색상’에 가장 가까웠습니다.
이번엔 ‘자연갈색 새치커버용 크림염색’을 발라봤습니다. 권장 시간이 지나자 자연갈색이 아닌 검은색으로 염색됩니다. 선명한 자연갈색으로 새치 커버를 원하는 분들은 자칫 권장시간 30분을 지키지 않았다가 검은 머리로 염색되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실험을 통해 염색약을 모발에 오래 방치한다고 해서 색깔이 진하게 나오진 않는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지난해 7월 이후 4차례 염색…제 머리에도 직접 해봤습니다
하지만 샘플은 샘플일 뿐, 제 머리카락에 염색약을 바른 채 오래 두었을 때에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하고자 직접 해봤습니다. 먼저 제 머리카락은 지난해 7월 셀프 탈색 이후 4번의 염색을 거쳤습니다. 그만큼 손상도 심한 상태입니다. 상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멋내기용 거품 염색약 ‘미****’을 삼등분한 머리에 충분히 바른 뒤 앞서 한 실험과 같이 30분, 50분, 70분 동안 둬봤습니다.
↑ 직접 머리에 염색약 바르는 모습/사진=MBN |
시간에 따른 색깔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제가 보기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 직접 머리에 염색해본 결과(위는 염색 전, 아래는 염색 후)/사진=MBN |
마지막으로 염색약 제조사에 전화해 염색약을 오래 발라두면 색이 진해지지 않는 것이 맞는지 물었습니다. 이에 제조사들은 실험 결과가 맞다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오히려 오래 놔두면 원하는 색상에 회색 물감을 섞은 것처럼 흐리게 나올 수 있으니 권장시간을 지키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습니다.
▶ 염색약을 오래 두어도 염색이 더 진하게 안되는 이유
염색은 팽창된 모발 큐티클에 과산화수소가 들어가 멜라닌 색소를 탈색시킨 후 염료를 침투시켜 원하는 색으로 물들이는 것이 기본 원리입니다. 셀프염색 제품에 내장된 제1제에는 모발 큐티클을 팽창시키는 데 필요한 암모니아와 염색을 위한 색소가 들어있고 제2제에는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는 과산화수소가 들어있습니다. 이를 섞어서 머리에 바르면 화학작용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입니다.
가톨릭관동대학교 미디어예술대학 뷰티디자인학과 최원준 교수는“염모제에는 일정한 양의 색소가 들어가 있는데, 이것을 통한 발색이 한계에 도달하면 더 진해지질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공기와 접촉되어야만 반응하는 p-페닐렌디아민, m-아미노페놀이 1제와 3제에 들어가는 양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처방되어있는 양만큼만 염색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어 “시중에 판매되는 염색약에 들어있는 색소양은 2~30분이면 충분히 발색이 되기 때문에 더 오래 놔둘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칫 오래동안 염색약을 바르고 방치하면 오히려 모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최 교수는 “알칼리제(제1제)에 함유된 암모니아와 모노에탄올아민은 모발에서 팽윤작용을 일으켜 모발 손상을 야기하며 또한 염모제(제2제)에 함유된 과산화수소도 모발 손상을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한 헤어 디자이너는 “염색약이 충분히 화학작용을 할 만큼의 시간을 맞추는 작업은 비전문가에게 매우 어렵기 때문에 손상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실험해 본 결과, 염색약 포장지에 표기된 시간은 염색약이 발색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염색약을 바른 채로 오래 둔다고 해서 색이 더 진하게 나오는 것은 아님을 확실하게 증명해드렸으니 권장시간을 지켜 머릿결의 건강과 멋을 동시에 챙기시길 추천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이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