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화재 소식, 뉴스추적으로 이어갑니다.
사회부 조경진 기자 나왔습니다.
조 기자!
조금 전 안진우 기자 리포트에서 소개된 내용입니다만, 아이들이 "불이야"라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를 못했단 말이에요.
【 기자 】
숨진 네 살 아이는 2년 전에 입국했고, 근처 어린이집을 다녔습니다.
나머지 아이들도 지난 8월에 입국해 근처 학교에 다닌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한국말이 서툴 수밖에 없다보니, 불이 나서 주민들이 위급 상황을 알렸을 때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아이들만 집에 있었다는 것도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 기자 】
불이 난 게, 어제(20일) 저녁 7시 40분쯤 그 시각에는 집에 아이들 넷만 있었습니다.
불이 난 원룸에는 4살 아이와 오누이 사이인 12살, 14살 아이와 이종사촌인 12살 아이, 부모 등 7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화재가 난 곳은 김해 주촌 공장 인근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밀집 지역이기도 합니다.
당시에 보호자들은 앞서 전해드렸지만,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들의 모임이 있었고 또 집 근처의 시장에 잠시 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조 기자!
불이 20여 분만에 꺼졌는데, 10명의 사상자가 나왔어요.
이렇게 급속하게 불이 커진 이유로 지금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잖습니까?
【 기자 】
오전 현장 감식을 벌였고, 현재도 조사 중이지만 불이 커진 이유로 일단 두 가지 이유가 꼽힙니다.
불이 난 원룸은 건물 1층이 주차장인 필로티형 구조입니다.
아시다시피, 필로티 건축물은 불이 나면 확 트인 사방에서 공기가 대량 유입돼 불이 쉽게 번지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외장재가 불에 잘 타는 소재였고,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건물 외벽에 가연성 소재를 붙이고 석고나 시멘트를 덧붙이는 마감 방식입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시공이 간단하지만,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유독가스를 내뿜어 인명피해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실제 저희가 확보한 CCTV영상을 봐도 화면에서 연기가 보이기 시작한 다음에 건물에 시커먼 연기가 가득 찰 때까지 10여초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러한 두 가지 요인으로 주차장에서 불이 나면서 유독가스가 출입문을 타고 올라가면서 대피로가 막힌 것입니다.
▶ 인터뷰 : 임동훈 / 경남 김해소방서 현장대응단
- "1층 주 출입구로는 화염과 연기가 다량 발생해서 저희 대원들이 초기 진입을 못하고, 바로 사다리를 연장해서 제일 빠른 루트로 201호 루트로 진입해서 문 열자마자 다수의 사상자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 앵커멘트 】
조 기자! 스프링 클러는 없었나요?
【 기자 】
스프링클러는 없었고, 화재경보기도 먹통이었습니다.
불이난 건물은 지상 4층, 건물면적 642㎡ 규모입니다.
이 원룸은 연면적 상 현행법이 정하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인 1000㎡에 못미칩니다.
또, 가구별로 단독 경비형 감지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 경우 가구 안에서 불이 났을 때에만 벨이 울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은 주차장에서 불이 났기 때문에 전체 건물에 알려주는 경보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현재까지는 파악됐습니다.
【 앵커멘트 】
일각에서 주민들이 주차장에서 다툼이 있었고, 이후에 펑 하는 소리가 났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 기자 】
오늘(21일) 오전 1차 현장감식에서는 특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주차장 내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는데요.
현재 최초 발화는 1층에 주차됐던 1톤 화물차로 추정됩니다.
불은 주차장에 있던 차량 7대를 태웠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1톤 화물차가 가장 많이 연소됐기 때문입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당시에 주차장에서 펑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주차장에서 다툼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만, 아직까지는 정확한 화재 원인을 단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화요일에 한 차례 더 현장감식이 예정돼 있어 조사 과정을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 클로징 】
지금 병원에 이송된 나머지 아이들의 상태도 상당히 위중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연기를 많이 마셔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부디 더 이상 안타까운 소식은 전해지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봅니다.
뉴스추적, 조경진 기자 수고했습니다.
[ 조경진 기자 / nice2088@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