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기준 여경은 전체의 11% 정도, 미국은 이미 2년 전에 12%가 넘었고, 유럽은 그보다도 10년 전인 2006년에 14%가 넘었으니, 우리가 많이 적은 편이긴 하지요. 여경숫자가 적다 보니 기본적인 지원도 부족한 편입니다. 전국 경찰서와 파출소의 22%가 여경 샤워 시설이 없고, 179곳은 아예 여성 화장실도 없거든요. 사정이 이런데도 무턱대고 숫자만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닐 겁니다.
경찰의 주 임무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 그런데 타고난 체력 자체가 남성에 비해 약한 여경이 강도나 살인범 등 흉악범은 어떻게 제압할 것이며, 날로 늘어만 가는 범죄에 남자 경찰을 늘려도 모자란 상황에 여자만 늘려서 되겠냐는 반론도 있거든요.
더 나아가, 채용시험 과정에 있는 체력 검정부터가 남자에 비해 기준이 낮으니 그것부터 동등하게 바꾸라며 성차별을 거론하고, 여경은 물론 여성 전체를 비하하는 이들까지 생겼습니다.
사실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체력검정이나 직무수행, 승진 등에서 남녀 경찰 모두 동등한 기회와 대우를 받습니다만, 거기선 역으로 여성이 불리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요.
성 평등과 일자리 증가를 위해 여경 채용을 늘리겠다는 정책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상황. 고용을 늘리고 제도를 보완하는 것,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어떤 업무를 위해 여경이 필요하다는 근거 없이, 여경 비중 15%라는 숫자만 맞추려고 한다면 지금처럼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겁니다. 급하지 않습니다.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바른 근거 위에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