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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꿈을담은커피콩'. 청각 장애인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조 중이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
꿈을담은커피콩은 청각 장애인의 자립을 돕기 위해 지난 2015년 문을 열었다. 은평구가 지원하고 서울농아인협회 은평구지회에서 위탁 운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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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담은커피콩'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청각 장애인 천혜진씨.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
천씨는 "청각 장애를 지니고 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가끔 노인분들이나 아이들과 소통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지만 다른 분들도 직장에서 사소한 문제 한 두 개쯤은 있지 않나"고 웃음 지었다.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바리스타로 일할 계획"이라며 "다른 분들도 세상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애를 지닌 이들은 경력 단절을 겪거나 취업 전선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천씨의 경우도 결혼 뒤 경력 단절을 겪다가 청각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 중 커피 이수 과정이 있는 것을 발견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서울농아인협회 한 관계자는 "청각장애인의 경우 아무래도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다른 감각이 더 발달하게 된다"며 "커피의 맛이나 향을 더 세심히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청각장애인에게 적합한 직업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관이나 시청 등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바리스타 양성 교육 과정이 포함돼 있다. 대다수의 청각 장애인이 이런 지원 활동을 통해 바리스타로 진로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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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카페 '늘봄'. 청각 장애인 바리스타를 고용해 운영 중이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
지난 2016년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 1호점을 연 뒤 현재 22호점까지 나왔다. 서초구에서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자립 능력 향상을 위해 직업재활교육을 통해 근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늘봄 카페 중 12호점은 유일하게 청각 장애인만을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 비장애인 매니저와 청각 장애인 바리스타가 함께 일한다.
늘봄 카페는 이곳만의 독특한 주문 방법이 있다. 원하는 메뉴를 손으로 가리키거나 주문서를 작성해 바리스타에게 보여주면 주문이 완료된다. 최근에는 양방향 대화형 포스 시스템을 설치해 고객이 직접 주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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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봄'만의 독특한 주문 방식. 주문서 작성 후 카운터에 보여주면 주문이 완료된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
정씨는 "단지 들리지만 않을 뿐 사회성도 좋고 성격도 긍정적"이라며 직원들 칭찬을 이어갔다. 그는 "사회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음에도 간혹 비장애인들의 불편한 시선이 느껴질 때가 있다"면서 "예전보다는 인식 개선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눈으로 보이는 장애가 아니다 보니 청각 장애를 알게 됐을 때 비장애인이 보내는 시선이 청각 장애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
정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일해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이곳에서 훈련받은 바리스타들이 '진짜' 사회로 나갔을 때 소외감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늘봄 카페를 자주 방문한다는 주부 김모씨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비교해 맛이나 영업적인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일반 카
서초구청 관계자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들이 사회에 진출해 원활히 생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복지 정책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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